오늘은 다소 딱딱한 내용에 대해서 공부해보려고 합니다. 한동안 가볍게 읽어보기만 해도 되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좀 집중해서 읽어야 뒤에서 나올 내용들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자, 그럼 무엇을 공부하냐? 바로 비용에 대한 내용을 공부해보려고 하는데요.
왜 수입이 아니라 비용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할지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수입은 그냥 판매량에 가격을 곱하는 것으로 쉽게 구할 수 있죠. 하지만 비용은 기회비용과 같이, 눈에 드러나지 않은 것들이 존재하기에 수입보다는 계산이 복잡하지요. 그래서 비용만 딱 떼어내서 이번 포스팅에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자, 천천히 한 번 비용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경제학자 vs 회계사
앞에서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비용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살짝 이야기를 했다. 바로 기회비용 때문이다.
기회비용에는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하는데, 바로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이다.
- 명시적 비용 : 현금 지출이 필요한 요소비용 ex) 재료비, 인건비 등
- 암묵적 비용 : 현금 지출이 필요하지 않은 요소비용 ex) 포기한 소득 비용 등
즉, 암묵적 비용처럼 현금 지출이 없는 경우는 눈에 바로 보이지 않는다. 이게 바로 소득보다 비용이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암묵적 비용으로 인해 두 직업군 간에 비용에 대한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회계사는 눈에 보이는 현금 흐름에만 관심이 있다. 그러므로 기회비용 중 명시적 비용만 비용으로서 인식하고, 암묵적 비용은 무시한다. 반면에 경제학자는 기업이 어떤 식으로 생산량과 가격을 결정하는지에도 관심이 있기 때문에 이들은 명시적 비용뿐만 아니라 암묵적 비용도 고려한다.
한 번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철수라는 인물이 있다고 해보자.
이 사람은 이전에 대기업에 근무할 때 연봉이 5000만 원이었고, 지금은 퇴직하고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집을 열심히 운영해서 1년에 4000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경우 경제학자는 이전에 포기한 소득인 연봉 5000만 원도 고려하기 때문에,
철수는 치킨집 문을 닫고 다시 대기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회계사는 현재 벌어들이는 수익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치킨집을 닫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게 될 것이다.
회계사는 현금흐름이 아닌 이전에 받던 연봉 소득은 기회비용에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위의 예처럼 경제학자와 회계사는 비용을 다르게 본다. 그러므로 계산하는 이윤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경제학적 이윤 : 총수입에서 명시적 비용과 암묵적 비용을 포함한 모든 기회비용을 뺀 금액
- 회계학적 이윤 : 총수입에서 명시적 비용을 뺀 금액
여러분들은 위의 두 직업군 간에 어떠한 시선으로 비용을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 이렇게만 볼 경우에는 대다수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비용을 바라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암묵적 비용은 이와 같이 굉장히 단순하게 계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파악하기 굉장히 어렵다.
생산함수와 총비용곡선
이번에는 기업의 생산 생산함수와 총비용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화된 가정과 예를 사용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과자 공장을 예시로 들어보고자 한다.
민지는 과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 과자 공장의 규모는 고정되어 있고, 과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근로자를 더 고용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과자 공장의 근로자 수와 생산량에 대한 관계는 다음과 같다.
근로자 수 | 산출량(시간당 과자 생산량) | 노동의 한계생산물 |
공장비용 | 인건비 | 총비용 |
0 | 0 | 30 | 0 | 30 | |
1 | 50 | 50 | 30 | 10 | 40 |
2 | 90 | 40 | 30 | 20 | 50 |
3 | 120 | 30 | 30 | 30 | 60 |
4 | 140 | 20 | 30 | 40 | 70 |
5 | 150 | 10 | 30 | 50 | 80 |
6 | 155 | 5 | 30 | 60 | 90 |
이렇게 표로 나타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역시 그래프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 이번에 살펴볼 개념은 바로 생산함수이다. 이는 생산요소(근로자) 투입량과 산출량(과자)의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즉 얼마나 많은 인풋을 넣을 때, 그에 따른 생산량을 얻을 수 있는지 말해주는 개념이다. 위의 표를 생산함수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근로자 몇 명을 고용하여 생산물을 얼마나 생산할지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그리고 생산요소의 한계생산물이라는 개념도 사용한다. 이는 생산요소의 투입량을 한 단위 증가시킬 때 창출되는 산출량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그런데 위의 그래프를 보면 재밌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근로자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산출량의 증가분, 즉 한계생산물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래프로는 기울기가 점점 완만해지는 것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이러한 현상은 한계생산물 체감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근로자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근로자와 새로운 근로자가 주방 기계를 함께 사용하며 이전보다 혼잡한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럼으로써 효율이 줄어들어 한계 생산물도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는 총비용함수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이는 산출량과 총비용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즉, 특정한 산출량을 얻기 위해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그래프를 통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위의 예를 총비용함수 그래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를 보면 산출량이 늘어날수록 점점 곡선의 기울기가 급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더 많은 생산을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큰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이전에 말한 한계생산물 체감 현상과 동일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러 가지 비용
이번에는 더 다양한 비용을 살펴보기 위해서 예를 바꿔서 살펴보자. 이번에는 커피숍의 비용 자료를 통해서 비용을 공부해보고자 한다. 커피숍의 비용 자료는 아래의 표와 같고, 커피 산출량이 1시간에 0잔에서 10잔 범위에 있다. 그리고 한계생산물 체감 현상도 반영되어 산출량이 증가할수록 총비용 곡선의 기울기도 가팔라진다.
위와 같은 다양한 비용에 대해서 하나씩 차근차근 알아보도록 하자.
고정비용과 가변비용
총비용은 고정비용과 가변비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의미는 단어가 나타내는 의미 그대로이다. 생산량에 따라 비용이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에 따라 구분되는 것이다.
- 고정비용 : 산출량에 따라 변하지 않는 비용 ex) 임대료
- 가변비용 : 산출량에 따라 변하는 비용 ex) 커피원두, 직원 월급
즉, 기업의 총비용은 고정비용과 가변비용으로 구분되며, 이 둘의 합이 기업의 총비용이 되는 것이다.
평균비용과 한계비용
기업가는 커피 생산량을 변동시킬 지에 대해 비용에 대해서 두 가지 형태로 질문한다.
커피 1잔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얼마인지?
그리고 커피 1잔을 더 만드는 데 드는 추가비용은 얼마인지?
이는 유사하지만 차이가 있다. 제품을 한 단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우리가 흔히 아는 평균의 개념이 사용된다. 기업의 총비용에서 산출량을 나누면 되며, 이를 평균총비용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는 위에서 구분한 것처럼 평균고정비용과 평균가변비용으로도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제품을 한 단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말해주지만, 한 가지 말해주지 않는 정보가 있다. 생산량이 변화할 때 총비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말해주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생산량 변화에 대한 총비용의 변화는 무엇을 통해서 살펴볼까? 바로 한계비용이다.
한계비용은 산출량의 한 단위 증가시킬 때 총비용의 증가분을 의미한다.
비용 개념의 수식화 및 곡선
이번에는 비용 개념을 수식화해 보도록 하자. 그전에 비용의 이름들이 너무 길기 때문에 영어로 간략하게 표현하고자 한다. 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산출량 ( Quantitiy ) → Q
총비용 ( Total Cost ) → TC
평균총비용 ( Average Total Cost ) → ATC
평균고정비용 ( Average Fixex Cost ) → AFC
평균가변비용 ( Average Variable Cost ) → AVC
한계비용 ( Marginal Cost ) → MC
이렇게 약자로 표현된 단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평균 총비용 ( ATC ) = 총비용 ( TC ) / 산출량 ( Q )
한계비용 ( MC ) = 총비용의 변화량 ( ΔTC ) / 산출량의 변화량 ( Δ Q )
자, 그러면 이번에는 가로축을 산출량, 세로축을 비용으로 나타내서 비용곡선들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위 그래프를 통해 세 가지 특이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 한계비용곡선(MC)은 한계생산물 체감 현상으로 인해 우상향 한다.
- 평균총비용곡선(ATC)은 U자 모양으로 나타난다.
- 한계비용곡선(MC)은 총비용곡선(ATC)의 최저점을 통과한다.
여기서 평균 총비용곡선이 U자 형태를 가지는 이유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처음에 평균총비용곡선은 평균고정비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평균고정비용은 적은 산출량에 큰 고정비용이 분산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굉장히 큰 값을 가지다가, 산출량이 늘어날수록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래서 평균고정비용곡선의 그래프는 분수함수의 그래프와 동일한 형태를 가지게 된다.
그러다 완만해진 평균고정비용보다는 평균가변비용이 더 커지는 순간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이는 점점 증가하기 때문에 총비용곡선도 다시 증가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며, 이러한 현상이 U자 형태를 만든다.
그리고 U자 모양의 바닥은 평균총비용이 최소가 되는 지점으로, 이 산출량을 기업의 효율적 생산량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 지점은 한계비용과 평균총비용곡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생겨나는데, 이는 사실 생각해 보면 단순하다. 한계비용은 한 단위를 더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인데, 이 것이 평균보다 크면 평균은 올라갈 것이고 평균보다 낮으면 평균은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비용곡선
위에 나온 비용곡선은 실제 기업과는 약간 다르다. 그 이유는 한계생산물 체감현상이 처음부터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주방에 사람이 늘어나면 혼잡해서 효율이 줄어들기보다, 분업과 같은 형태로 오히려 생산의 효율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한계 생산물이 오히려 증가하다가 시간이 지난 뒤 체감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위의 전형적인 기업의 비용곡선처럼 MC는 V자 형태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다른 특징들은 여기서도 마찬가지도 나타나게 된다.
단기 비용과 장기 비용
우리는 위에서 단기에 대한 의사결정만 살펴보았다. 하지만 고정비용과 가변비용의 구분은 분석 기간에 따라 매우 달라질 수 있다. 단기에서는 공장을 새로 짓거나 폐쇄하는 결정이 어려우므로, 공장의 비용을 고정비용으로 보게 된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사업자는 공장을 더 짓는 의사결정도 충분히 내릴 수 있다. 즉 공장의 비용도 장기적으로는 가변비용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이 기간이 장기로 변하게 되면 평균총비용곡선이 훨씬 더 완만한 U자 형태가 된다. 즉, 단기보다는 장기에 더 많은 융통성을 발휘해서 소규모로 갈 것인지 아니면 대규모로 갈 것인지 기업이 원하는 비용곡선을 시기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위의 그림에 있는 개념만 살펴볼고 길었던 내용을 마무리 지어보도록 하자. 위에 규모의 경제/불경제라는 용어가 적혀있다. 아마 실생활에서 많이 접해본 개념일 텐데 이는 다음과 같다.
- 규모의 경제 : 산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장기 평균총비용이 하락하는 현상
- 규모의 불경제 : 산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장기 평균총비용이 상승하는 현상
- 규모에 대한 수익불변 : 장기 평균 총비용이 산출량과 관계없이 일정한 현상
이러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분업을 통해 근로자들이 전문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정말 많은 내용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여기까지 공부하신 분들은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가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다 보니 분량 조절에 실패해서 더욱 지치게 만든 것 같네요. 다음번에는 조금 더 적절한 분량으로 잘라서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 또한 후반부에는 지쳐서, 집중력 있게 글을 잘 못 쓰는 것 같네요.
다음번에는 다시 더 알찬 내용을 가지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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