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까지 후생경제학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이전에 배운 후생경제학의 도구를 통해 조세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과연 세금은 후생경제학적으로 분석했을 때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경제적으로 사람들을 더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 지에 대해 이번 시간에 살펴보려고 합니다.
후생경제학의 분석 도구로 살펴본 조세
이전에 세금에 대한 내용을 한 번 배운 적이 있다. 그때 배운 내용은 세금을 소비자에게 부과하든 판매자에게 부과하든 결국 차이는 없다는 것이었는데, 해당 내용이 궁금한 분은 아래의 글을 참고하도록 하자.
[경제학원론] 10강 조세의 귀착 : 물건이 거래될 때 판매자/구매자 중 세금을 내는 쪽은 누구인가?
어느덧 10번째 글을 쓰고 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빨리 나가지는 않는 기분이네요. 경제학원론 책 하나를 끝내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걸릴지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느린 만큼 확실히 얻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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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우리는 소비와 생산 곡선에서의 세금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았는데, 이번에는 간단한 후생경제학의 분석 도구를 통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수요/공급 곡선 간략화
이전에는 세금이 부과되면 수요 혹은 공급 곡선을 이동시켜 거래량과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세금을 부과하면 왜 곡선이 이동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후생경제학적 도구로 분석하기 위한 면적이 중요하다. 그래서 세금이 부과될 때 다음과 같은 곡선으로 생각해 보도록 하자.
세금으로 인해 수요곡선이 내려가거나 공급곡선이 올라가서 결정되는 거래량을 위와 같이 세금만큼의 간격이 생기는 것으로 단순화한다. 이를 천천히 생각하면 세금만큼 공급 곡선을 위로 이동 시키면 위와 동일한 거래량에서 곡선이 만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곡선을 이동시키기 보다는 세금의 크기만큼 간격이 생기는 곳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후생경제학 도구로 분석
우리가 이전에 배운 후생경제학 도구를 이용해 보도록 하자. 우리는 이전에 면적을 통해서 소비자 잉여와 공급자 잉여를 계산하였는데, 조세를 부과하는 경우 어떻게 되는지 보도록 하자.
세금이 부과되기 전의 소비자 잉여를 생각해보면, 그때의 가격과 수요곡선이 이루는 면적을 고려하면 된다. 그러므로 A+B+C가 세금이 없는 경우의 소비자 잉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세금이 부과되면 어떨까? 이 경우 소비자가 내는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 이때 수요곡선과 이루는 면적은 A가 된다. 이를 보면 세금 부과로 인해 소비자 잉여는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생산자도 동일한 방식으로 생각을 해보자. 세금이 부과되기 전이 D+E+F만큼의 생산자 잉여가 있었겠지만, 세금 부과로 인해 현재 생산자잉여는 F밖에 없다.
그렇다면 조세를 부과해서 얻는 것은 무엇일까? 정부가 돈을 걷어갔으니 정부의 수입이 생기므로, 그것도 표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얼마나 조세를 통해 벌어들였는 지를 단순 산수로 생각해 보면, 조세인 T를 거래량 Q만큼 걷어갔으니 T x Q가 될 것이다. 즉 정부의 조세수입은 T x Q이고 이는 높이가 세금(T)이고 밑변이 거래량(Q)인 사각형의 넓이로 생각할 수 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B+D의 면적을 갖는 직사각형이 조세 수입이 된다. 그러므로 이 경우의 총 잉여는 소비자 잉여 + 생산자 잉여에서 조세수입까지 더해줘야 한다. 그 경우 면적은 A+B+D+F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을 것이다. 세금을 부과하지 않은 경우에는 A+B+C+D+E+F가 총잉여인데, 조세 부과 후에 총잉여가 C+E만큼 감소하였다는 것을 말이다.
즉, 세금 부과에 따른 소비자와 생산자의 후생 감소가 정부의 조세수입보다 더 큰 것이다. 이러한 세금 부과 등과 같은 시장 왜곡현상에 따른 경제적 총잉여의 감소를 경제적 순손실이라고 부른다. 위와 같은 경우의 경제적 순손실은 C+E가 되는 것이다. 즉, 세금 부과는 경제 주체들의 유인 구조를 바꿔 시장이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배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경제적 순손실을 결정하는 요인은?
우리는 조세를 부과하는 경우 총잉여가 줄어드는 경제적 순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이 경제적 순손실의 크기를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아마 직감적으로 느낌이 오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바로 가격탄력성이다. 조세의 부과 시 소비자와 공급자 중 누가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는 지 판단할 때 사용했던 가격탄력성이 이번에는 경제적 순손실의 크기도 결정한다.
기하학적으로 이해하면 굉장히 편리한데, 이게 혹여나 공학도인 필자에게만 이해가 쉬운 것일 수도 있어 아래의 표 안에 결론으로 추론하는 과정을 정리하였다. 수학적인 개념이 너무 싫은 분은 아래 내용을 무시하고 바로 그림으로 넘어가도록 하자.
이는 사실 생각보다 기하학적으로 생각하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세금의 크기를 밑변으로 그리고 세금 부과로 인해 줄어든 거래량을 높이로 하는 삼각형의 면적을 경제적 순손실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이 삼각형의 면적이 어떨 때 움직이는 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즉, 삼각형의 밑변과 높이만 어떻게 변화하는지 고려하면 되는데 밑변은 세금의 크기므로 고정된 금액으로 지정되기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삼각형의 높이의 변화를 일으키는 요인만 찾으면 된다.
자 여기서 삼각형의 높이는 무엇인가? 바로 세금 부과로 인해 줄어드는 거래량이다. 이것이 줄어드는 이유는 세금 부과로 인해 소비자에게는 가격이 증가하는 효과, 생산자에게는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를 주었기 때문이다. 즉 가격의 변화에 따른 거래량이 변화한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개념이지 않은가? 바로 우리가 예전에 공부했던 가격탄력성 개념이다.
그러면 이제 곡선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수요의 탄력성은 그대로인데 공급의 탄력성이 변화할 때를 살펴보도록 하자.
위의 그림 중 왼쪽은 공급이 비탄력적이고 오른쪽은 탄력적이다. 이 경우를 살펴보면 비탄력적일 때보다 공급이 탄력적일 때 경제적 순손실이 훨씬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요의 탄력성의 변화는 어떨까?
이번에도 공급 곡선의 탄력성은 일정할 때, 수요 곡선의 탄력성을 조정해보았다. 왼쪽이 수요가 비탄력적인 경우이며 오른쪽이 수요가 탄력적인 경우이다. 이 경우 공급 곡선때와 동일하게 비탄력적일 때보다 수요가 탄력적일 때 더 경제적 순손실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왜 그럴까? 그냥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조세로 인해 경제적 순손실은 왜 생기는가? 조세가 부과되기 전에 이루어지던 거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탄력성이 큰 경우에는 조금만 가격이 변경해도 사람들이 많이 시장을 떠나게 됨을 의미한다. 즉, 조세를 조금만 부과해도 사람들이 시장에서 다 떠나버려 경제적 순손실이 굉장히 커지게 되는 것이다.
조세의 크기를 변화시키면 일어나는 일은?
위에서는 여태까지 계속 조세의 크기는 고정한 상황에서 다른 변수들을 변화함으로써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조세의 크기가 계속 변화한다. 정부는 상황에 따라 적절히 재화별로 조세를 얼마나 걷을지 조정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렇게 조세의 크기가 변화하는 경우 어떠한 일이 발생할까?
한 번 어떤 재화에서 세금을 소규모, 중규모, 대규모로 부과할 때 어떻게 되는 지 살펴보도록 하자.
이를 보면 조세의 크기를 늘린다고 해서 조세의 수입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면 세금이 늘어나는 속도 보다 경제적 순손실의 증가 속도가 훨씬 크다. 그 이유는 세금의 크기가 늘어나면 조세의 수입인 직사각형은 높이가 늘어난 세금의 크기만큼 커지지만 거래량이 줄어들어 면적이 많이 증가하지 못한다. 하지만 경제적 순손실의 경우 세금의 크기인 밑변이 늘어지지만 줄어든 거래량들로 인해 높이까지 커지므로 면적이 더욱 많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즉 경제적 순손실은 제곱과 유사한 형태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세금의 크기가 커지면 조세수입의 증가보다는 경제적 순손실의 증가가 더 드라마틱하게 나타난다.
래퍼곡선(Laffer Curce)
이번에는 조금 재밌는 얘기를 해보도록 하자. 1974년 어느 날, 경제학자 아서 래퍼는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세율이 조세수입에 미치는 영향을 그림으로 그렸다. 그것이 바로 아래와 같은 그래프이다.
그리고 래퍼는 당시 미국이 이 곡선의 하향하는 부분에 있다고 주장하며, 세율을 낮추면 오히려 조세수입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위의 세금의 크기에 따른 조세수입의 면적을 통해 다음과 같은 곡선이 나올 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1980년에 레이건이 미국 대통령 후보로 입후보했을 때 세금 삭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레이건은 당시 미국의 세율이 너무 높아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의욕과 결과적으로 소득기회를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세금을 낮춤으로써 사람들이 더 일할 유인을 만들고, 경제적 후생은 물론 조세수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견해는 래퍼와 동일하며, 이는 이후에 공급주의 경제학이라 불리게 되었다.
물론 이는 경제학계에서 아직도 논란이 있는 주제이다. 조세를 낮추더라도 이게 다른 해석도 가능하며, 실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논란이 있더라도 세금의 변화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이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
이번에도 긴 글 읽으신다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점점 내용들이 어려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네요. 이 내용만 봤을 때는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인 세금을 왜 걷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효율성만큼이나 형평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무역에 대한 내용을 살펴볼 예정인데, 조금 속도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요즘 동기부여가 떨어져서 블로그에 공부한 내용을 올리는 속도가 더뎌져서 책의 진도가 예상보다 많이 나가지 못했더라고요. 이러다가는 올해 끝날 때까지 경제학 원론 하나도 못 끝낼 것 같습니다...
다시 의지를 불태우며 다음 포스팅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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