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는 경제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실 이번 글도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기보다는 경제학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가볍게 몸을 푸는 듯한 내용들이다. 그러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도록 하자.
저번 글이 예상치 못하게 너무 길어져 앞으로는 1개의 글에 1개의 큰 개념만 설명하고자 한다. 인터넷 글의 특성상 진득하게 긴 글을 읽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글 하나에 가볍게 하나의 개념만 가져가는 식으로 시리즈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글을 처음으로 유입되어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부탁드립니다.
2023.04.26 - [재테크] - [경제학원론] 00강 경제학에 대한 첫 걸음
2가지 역할의 경제학자
책에서는 경제학자를 크게 2가지 역할로 분류하고 있다. 바로 과학자로서의 경제학자와 정책조언자로서 경제학자이다. 이러한 유형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과학자로서 경제학자

과학자는 과학이라는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이고 경제학자는 경제라는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일 텐데, 경제학자가 과학자라는 것은 무슨 이야기일까? 이는 학문을 탐구하는 방법에서 과학과 유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과학에서 어떠한 논리를 만들 때 어떤 방식을 사용하는 지 생각해 보자. 과학은 과학적 방법론(scientific method), 즉 엄정한 관찰과 검증으로 논리를 도출한다. 그런데 경제학자들도 경제 현상을 분석할 때 이러한 방법을 적용한다. 경제학자가 어떠한 이론을 만든다고 해보자. 먼저 자신의 논리를 이론으로 만들고, 그 후 그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자료들을 수집해서 분석한다. 그 후 그 이론과 자료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이론의 유효성을 의심할 것이다. 허나 일치한 결과가 나오면 그는 자신의 이론을 더욱 확신하게 될 것이다. 이는 과학적 방법론과 매우 유사하다.
즉 경제학자들도 과학자들처럼 이론과 관찰에 의존하므로 과학자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그런데 경제학자는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그들만의 어려움이 있다.
- 실험이 매우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경제학자 마음대로 실험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 실험이 안되므로 역사적 경험을 통해 얻는 자료에 크게 의존한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경제학자들은 과학적 사고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경제학자들 또한 과학자들처럼 가정을 사용한다. 가정은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해서 문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과학에서 가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우리가 어떤 물체를 5층 높이의 건물에서 떨어뜨린다고 생각해보자. 그 때 걸리는 시간을 얼마일까? 가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너무나도 복잡하다. 공기저항도 고려해야 하고, 바람도 고려해야 하는 등 간단한 계산식으로 해결될 수 없다. 그런데 이 문제를 통해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이 중력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중력 외의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기에 중력을 제외하고는 물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하여, 중력에 대해서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러면 중력의 특성에 대해 정확하지는 않지만 더욱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다.
즉 어려운 문제를 단순화하여 우리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가정을 사용하는 것이다. 경제도 과학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고려하는 것은 너무나도 방대하고 어렵다. 그러므로 가정을 사용해 단순화하여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한 방법으로 단순화한 경제모형을 만드는데,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정책조언자로서 경제학자

경제학자의 두 번째 유형은 정책조언자이다. 경제학자가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면 과학자로서 역할을 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은 보통 현상에 대해서만 설명하지 않는다. 그들은 경제학적 지식을 통하여 현실을 개선하려고 한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책조언자로서 경제학자인 것이다.
물론 그러한 경제학자의 의견들이 정책에 항상 반영되지는 않는다. 현실에서 경제정책이 실제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경제학 교과서에서 가정하는 이상적인 상황과는 차이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정책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들어가 있고 정치인들은 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역할이 과학자와 공학자의 시선처럼 보인다. 현상에 대해 탐구하고 그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과학자의 시선은 과학자로서 경제학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과학적 사실을 현실에 접목해서 사용하려고 하는 공학자의 시선은 정책조언자로서 경제학자와 유사해 보인다.
실증적 분석과 규범적 분석

여태까지 경제학자가 담당하는 두 가지 역할을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조금 생소한 단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바로 실증적 서술과 규범적 서술이다. 세상에 대한 서술은 이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실증적 서술은 설명적인 것으로, 이 세상이 무엇인지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규범적 서술은 처방적인 것으로, 이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주장하는 것이다."
즉 위의 두 문장만 봐도 어떤 역할이 어떤 서술을 쓰는지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예상대로 실증적 서술은 과학자로서 역할을 하는 경제학자가 사용하고, 규범적 서술을 사용하는 사람은 정책조언자로서 역할을 한다.
이번에는 두 가지 서술 방법의 가장 큰 차이점을 알아보자. 실증적 서술은 기본적으로 나타난 증거에 대해 검토하고 분석하여 부정할 수 있다. 그런데 규범적 서술에는 가치관이 개입되어 있어 자료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어떤 정책이 좋은지 나쁜지는 단순한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거기에는 윤리관, 종교, 정치철학 등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왜 경제학자들 간에도 견해가 다를 때가 많은가?
경제학자들 간에도 서로 견해가 다른 것은 현실에서 자주 볼 수 있다. 그러한 차이가 나는 데는 보통 두 가지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가에 대한 실증적 현실 인식이 서로 다를 수 있다.
- 가치관의 차이로 경제정책이 어떤 목표를 달성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보너스) 경제학의 분야

마지막으로 가볍게 하나만 더 알고 넘어가도록 하자. 학문마다 여러 종류의 연구 분야가 존재하는데, 경제학은 크게 두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바로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이다.
- 미시경제학(microeconomics)은 가계와 기업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며, 시장에서 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하는 분야이다.
-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은 인플레이션, 실업, 경제성장 등과 같이 나라 경제 전체에 관한 경제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미시 경제를 이해하지 않은 채 거시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이러한 연관성에도 각각 독특한 특징이 있어 서로 다른 연구 방법과 모델을 사용한다.
이러한 개념들은 정의만 읽어보아도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 세세하게 어떤 것이 미시인지 거시인지 따지기 보다는 큰 그림에서 느낌만 이해하도록 하자. 앞으로 미시경제와 거시경제 공부할 일은 많이 남아있으니 말이다.
이번 포스팅도 가벼운 얘기로 글을 작성하였다. 저번에 경제학에 대해서 조금 얘기를 나눠보았다면, 이번에는 경제학자에 대해 얘기를 해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간단한 경제모형 두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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