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력
저만의 독서법을 찾고자 독서법 관련 책을 3권째 읽고 있습니다. 최소 5권은 읽어야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는데요. 지금 3권째인데 벌써 어느 정도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것들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1권을 더 읽어 보고 독서법 책을 더 읽을지는 판단할 예정이고요. 우선 이번 책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책 '독서력'은 사실 독서법 관련해서 많이 서술되어 있는 책은 아닙니다. 독서법보다는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서술해 둔 책이지요. 사실 이는 제가 이번 책으로부터 얻으려는 목적에 벗어나기는 합니다. 하지만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 즉 읽으면 어떤 점이 좋은가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 지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헬스에서 턱걸이(풀업)라는 운동은 왜 해야 합니까? '광배근'과 같은 '등 근육'에 좋기 때문에 해야 합니다. 이렇게 왜 해야 하는지를 알면 운동을 할 때 그 이유에 맞춰서 하면 됩니다. '등' 운동이니 거기에 집중하여 운동을 하는 것이지요. 아마 헬스를 조금이라도 해보신 분들은 제가 뭘 얘기하고자 하는지 바로 감이 오실 겁니다. 이렇게 '이유'에 맞춰서 행동을 하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만 초점을 맞춰서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면서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서력이란 무엇인가?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책의 제목이 '독서력'인데 말이지요. 저자는 독서력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 위해서 조금 정량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래서 독서력이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최근 4년간 문학 작품 100권, 교양도서 50권을 읽어야 독서력이 있다"
사실 크게 공감은 되지 않습니다. 저자는 독서력을 '있다'/'없다'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독서력'이라는 말을 듣고 수치로 표현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책의 수가 그렇게 중요한가도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읽은 책의 기준은 있기는 합니다. 너무 쉬운 책은 안되며, 긴장감을 가지고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수준의 책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하지요. 하지만 누군가 책을 좀 읽을 줄 알고 있다는 것에 그 사람이 여태 읽은 독서 권 수가 그렇게 중요 한가에는 아직 의문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독서력'은 얼마나 책을 잘 이해할 수 있는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일정 단계 혹은 수준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책에서 가장 집중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실 책을 사서 읽고 있는 사람한테,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얘기는 크게 의미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떤 제품을 구매한 사람에게 그 제품을 왜 구매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격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유를 잘 파헤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책에서 말하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지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자아 형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입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시죠.
자아 형성
훌륭한 사람과의 대화는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권 경매이지요.
매번 엄청난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워런 버핏이라는 훌륭한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지요. 그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대화'라는 것이 꼭 실제로 만나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도 어떻게 보면 '대화'인 것이지요.
과거부터 현자로 꼽히며 각 분야에서 훌륭한 인물들이 남겨둔 책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우리는 이들의 책을 읽으며, 그들과 대화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지요. 그들의 가치관과 생각이 독서를 통해 우리 내면으로 들이게 됩니다. 훌륭한 인물들의 가치관이 한 명 한 명 내면으로 들어오면서, 우리의 자아는 점점 확대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자아는 확대되어 가고 편협했던 우리의 시야는 점점 넓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들만의 경험에 매몰되기 쉽습니다. 지금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면 자신의 불행에 너무 심취하여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요. 그럴 때는 소설을 보면 좋습니다. 소설에는 극단적인 사례와 인물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을 소설을 통하여 경험하다 보면 우리의 문제를 조금 더 멀리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때로는 자신의 불행은 별일 아니라며 위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독서는 혼자 하는 행위이지만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것에 대한 근거로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 독서로 길러진 요약하는 능력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 말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 대화에서의 최고의 리액션은 상대방이 말한 것을 '내 표현'으로 바꿔서 말함으로써 경청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 상대가 이어가지 못하는 맥락을 이어줌으로써, 상대가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즉 독서를 통해 길러지는 능력은 '경청'입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청'의 중요성은 따로 말하지 않더라도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남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며, 그에 적절한 말을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니 말입니다.
책을 읽는 단계
독서를 하는 기술로서 독서에 익숙해지는 단계를 네 단계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사실 큰 의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서평으로 작성한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에서 제1 수준 '기초적 읽기'에 해당하는 단계만 말하고 있거든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서평]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모티머 J. 애들러, 찰스 밴 도렌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역시 고전은 어렵다 이번에 얘기를 하려는 책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은 독서법의 '고전'으로 유명한 책입니다. 책이 오래되기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명저로 손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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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간단하게만 정리해 보면 책을 읽는 단계는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1. 귀로 듣기 - 아직 글을 몰라 귀로 들으며 책을 읽어가는 단계.
2. 소리 내어 말하기 - 글을 읽음으로써 문장이 익숙해지며, 글을 꼼꼼하게 읽을 수 있게 된다
3. 밑줄 그으며 읽기 - 중심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글의 핵심을 파악하는 단계
4. 책별 속도 조절하기 - 책의 수준(난이도)에 따라 책을 읽는 속도를 다르게 하는 단계
책의 내용을 후려쳐서 정리하면 위와 같은데, 요약해 두고 봐도 별 의미는 없는 것 같네요. 이미 책에 관심 있는 사람은 마지막 단계까지 이미 넘어갔을 테니 말이지요.
마무리
이번 책을 통해서 제 독서법에 피드백할 부분은 사실상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얻은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설'이 읽고 싶어졌거든요.
'끼리끼리 논다'라는 말이 있듯이, 저도 어느새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제 곁에 두었더라고요. 비슷한 사람들은 비슷하게 사고하는 법이고, 일상은 매번 비슷하게 반복됩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저의 시야가 좁아져 있고 편협된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는데요.
소설을 통해 강제로 '확장 수술'을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와 맞지 않는 사람들을 억지로 곁에 두는 것은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감정 소모도 너무 크니까 소설을 이용하는 것이죠. 저자가 만들어둔 독특한 인물들과 사건을 경험하며 제 시야를 강제로 넓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소설'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만 해도, 이 책은 어느 정도 가치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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