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까지는 시장 참여자 중 소비자와 생산자에 대한 얘기만 나눠 왔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중요한 참여자가 또 존재하죠. 바로 정부입니다. 간단한 모델링을 위해 여태 두 집단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왔지만, 현실에서는 정부가 엄청나게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하는 역할 중 오늘 알아볼 것은 바로 가격 통제에 대한 정책입니다. 우리는 자주 정부가 시장에 참여하여 가격을 결정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때 마스크 가격을 통제한 것도 대표적인 예입니다. 만약 이런 통제가 없었더라면 마스크 부족으로 생산자들은 엄청나게 높은 가격으로 판매를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가격 통제는 꼭 필요한 상황들이 나오곤 합니다. 그렇다면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가격 통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이에 대해 오늘 공부해보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으신 분은 아래 글부터 정주행 부탁드립니다.
[경제학원론] 00강 경제학에 대한 첫 걸음
"경제학 내용인 본론부터 보고 싶은 분들은 다음 글부터 봐주시길 바랍니다" (어쩌다 보니 잡설과 서론이 많이 길게 작성되었습니다) 경제학 공부를 시작하며 일을 시작하고 뒤늦게 경제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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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상한제
정부가 하는 가격 통제에는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바로 가격상한제와 가격하한제이다. 두 가지 중에 우선 가격을 일정 판매가격 이상으로 올릴 수 없는 가격상한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가격상한제는 왜 필요한걸까?
가격 상한제는 왜 필요한 걸까?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다.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가격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결정된다고 우리는 이전에 배웠다. 그러한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이 아니라 정부가 임의로 균형을 깰 필요가 있을까?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는 굉장히 높은 전염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마스크가 필수적인 상황이었고, 그 결과 마스크에 대한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애초에 마스크가 없으면 외부로 나갈 수 조차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우 마스크 수요의 급격한 증가로 자연스럽게 마스크의 가격은 급속도로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돈이 없는 사람은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고, 전염병에 걸리거나 밖으로 나갈 수도 없게 된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가격 상한제라는 정책을 펼치게 된다. 이 경우에는 마스크의 경제적 균형을 맞추는 것보다는 국민들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유효하지 못한 가격 상한제
위와 같이 정부는 가격 상한제라는 정책을 펼치는 상황들이 벌어지는데, 이러한 정책이 항상 유효한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책의 가격을 3만 원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도록 가격 상한제를 둔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대부분의 책들이 3만 원을 넘지 않는다. 그러면 가격 상한에 걸리지 않으므로 균형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된다. 즉, 균형가격 < 가격상 한인 경우에는 가격상한제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계속 봐왔던 수요와 공급 그래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효한 가격 상한제
이번에는 균형가격 > 가격 상한 이라고 생각해 보자. 아이스크림의 가격 상한을 1000원으로 정부가 정했다고 해보자. 그런데 정부의 가격상한제 이전의 아이스크림의 균형 가격은 1500원일 때, 공급자는 1500원에 팔고 싶지만 가격상한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1000원에 팔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공급자들 중에서는 물건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공급량은 줄어들게 되며, 1000원이라는 낮은 가격은 소비자들의 수요는 더 끌어올리게 만들 것이다. 즉, 수요량은 증가하고 공급량은 감소하게 되어 아이스크림의 물량 부족이 발생하게 된다. 이번에도 그래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렇게 정부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였지만, 소비자들이 오히려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렇게 물량이 부족해진 재화를 어떻게 할당하는가에 대한 문제가 또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착순이나 공급자의 친분 혹은 웃돈을 얹고 사야 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생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임대료 규제가 있다. 서민들의 집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임대료 규제를 도입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주택의 질이 떨어지거나 주택의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항상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하한제
이전에 가격상한제에 대해서 알아봤으니 이번에는 가격하한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이는 말 그대로 일정 가격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다.
사실 가격상한제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했다면, 가격하한제는 어렵지 않다. 가격상한제와 동일하게 가격하한제라는 정책은 유효할 수도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가격하한 < 균형가격이라면 어차피 가격이 높기 때문에 정책이 유효하지 않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가격하한 > 균형가격이라면 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서 최저임금제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균형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낮다면 기업(수요자)은 더 낮은 가격으로 채용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높은 임금을 주면서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평소보다 채용인원을 줄이게 될 것이고, 높은 임금으로 노동을 공급하려는 사람들은 늘어나게 될 것이다.
즉, 공급량은 증가하였으나 수요량이 감소하여 초과공급이 발생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초과공급은 실업이다. 이렇게 가격하한제는 공급과잉을 야기하며 초기에 생각했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들을 직면하곤 한다. 분명 빈곤을 퇴치하려고 하였으나 오히려 저 숙련/저 교육 인구들의 실업을 야기시켜 그들을 더 빈곤 속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저임금만이 아닌 다른 다양한 정책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 배운 것들을 보면 기본적인 경제학의 스탠스는 가격통제, 즉 정부의 개입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과 같이 보이네요. 책에서는 가격상한제와 하한제 둘 다 정책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고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과 같이 결론을 내렸지만, 초기에 말씀드린 코로나 마스크 정찰제를 생각해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번에는 저희들이 가장 싫어하는 세금에 대해 짤막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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