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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설

[서평] 셜록 홈즈 전집 1 / 진홍색 연구 / 아서 코난 도일

by 한량처럼_ 2024.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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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색 연구

 

소설 리뷰는 항상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왜 이제야 셜록홈즈를?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탐정이 되는 상상을 하지 않았나요?"

 

 모두가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를 과감하게 풀어내고, 용서하지 못할 범죄자들을 찾아내어 벌하는 상상 말이죠. 저는 자주 상상했던 것 같습니다. 머릿속으로 쉽게 풀어낼 수 없는 범죄를 떠올리고, 그걸 제가 풀어내는 상상을 말입니다. 그리고 범죄자들과 두뇌 싸움을 하며 마침내 승리하여 권선징악을 보여주는 공상을 많이 했습니다. 그때 저의 모습은 어떤 탐정을 투영해서 만들었었는데요. 바로 셜록 홈즈였죠.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제가 셜록 홈즈를 단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너무 매체에서 많이 나오다 보니 어떤 이미지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셜록 홈즈에 대한 책은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소설을 읽어보기로 마음먹은 김에 가볍게 셜록 홈즈 전집부터 다 읽어보려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예상과는 다른 전개

 책의 스토리 흐름은 제 예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어릴 적 제가 재미있게 봤던 탐정물은 만화였는데요. 명탐정 코난, 소년탐정 김전일, 탐정학원 Q와 같은 탐정물 만화는 사건 자체에 많은 포커싱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은 어떤 트릭으로 범죄가 저질러졌는지 그리고 범인은 누구인지 독자가 함께 추리해 보는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셜록 홈즈 소설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1권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책은 두 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장에서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셜록홈즈가 해결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도 사건 자체의 미스터리보다는 셜록 홈즈가 어떤 캐릭터인지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습니다. 독자가 함께 풀어가기보다는 홈즈에게 전적으로 맡겨서 그의 추리를 구경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두 번째 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게 의외로 참신했는데요. 보통 게임이나 만화 같은 곳을 보면, 악역의 회상씬이 나오긴 하는데요. 여기서는 책의 거의 절반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스토리가 나옵니다. 물론 그 부분이 정말 재밌긴 하지만, 상상과는 다른 전개이긴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전개로 책이 구성될지 점점 궁금해지네요.


복선이었나?

 책을 보면서 순간 왜 이런 묘사를 했을까라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게 복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바로 작품의 화자인 왓슨 박사가 이미 사망한 피해자를 보고 생각하는 장면인데요. 거기서 왓슨 박사는 고통 속에 표정이 일그러져 죽어 있는 피해자를 보며, 표정 때문에 오히려 잘 죽었다고 생각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해당 부분을 보며 저는 당황스러움을 느꼈었는데요. 아무리 예전 소설이라고 해도, 피해자에게 잘 죽었다고 표현하는 게 괜찮을까 싶었는데요.

 

 이게 뒤에 또 가해자와 피해자의 스토리가 나오는 걸 보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복선을 주었다고 할 수도 있는 것 같네요.


마무리

 전집을 다 읽어본 것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마무리는 전집을 모두 읽고 쓸 예정이고요. 우선 1권인 진홍색 연구는 제가 생각한 전개 방식은 아니지만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묘사 덕분인지 머릿속에서 계속 이미지가 떠올라서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빠르게 인상 깊었던 구절만 남기면서 글을 마무리하고 2권을 읽으러 가보겠습니다.

 


인상 깊었던 구절

 이걸 '진홍색 연구'라고 부르면 어떻겠나? 우리도 가끔은 예술적인 표현을 써 보자구. 인생이라는 색깔 없는 실 뭉치에 살인이라는 진홍색 실이 섞여 있어. 그 실을 풀어서 떼어낸 다음 온 세상에 드러내는 게 우리가 할 일이야.     - p.g. 61

 

 모든 게 이상해 보이겠지요. 여러분은 처음 조사를 시작했을 때 눈앞에 있던 중요하고 유일한 단서를 지나쳐 버렸으니까요. 나는 운 좋게 그 단서를 잡았고, 그 뒤에 일어난 사건들은 처음의 추측을 뒷받침해 주었습니다. 그 모든 건 정말이지 논리적인 순서대로였죠. 그래서 여러분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던 일들도, 날 깨우쳐 주고 내 결론을 더 견고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상함과 신비함을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추리할 수 있을 만한, 눈에 띄는 특별한 점이 없는 일반적인 범죄가 가장 신비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번 살인 사건에서도 시체가 그렇게 이상하고 충격적인 모습을 하지 않고 그저 길거리에 있었다면 아주 해결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처럼 기괴한 일들 덕분에 사건은 더욱 복잡해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간단해진 거죠. - p.g.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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